혈관 속에서 벌어지는 조용한 전쟁
많은 사람이 고지혈증이라는 말을 들으면 단지 ‘콜레스테롤 수치가 좀 높구나’ 정도로만 여긴다. 그러나 고지혈증이 실제 혈관에서 어떤 일을 일으키는지 이해하지 못하면 그 위험성도 실감하기 어렵다.
고지혈증은 단순한 수치의 문제가 아니라, 혈관 건강을 결정하는 핵심 인자다. 특히 고지혈증은 동맥경화(動脈硬化, Atherosclerosis)의 가장 강력한 원인이다.
이 글에서는 고지혈증과 동맥경화가 어떤 식으로 연결되는지, 왜 혈관이 막히고 터지는지를 의학적이면서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겠다.
1. 동맥경화란 무엇인가?
동맥경화는 말 그대로 동맥이 딱딱해지고 좁아지는 질환이다.
정상적인 동맥은 유연하고 부드럽다. 하지만 나쁜 콜레스테롤(LDL)이 혈관벽 안으로 침투해 축적되기 시작하면, 혈관 내벽이 손상되고 염증이 발생한다. 이 상태가 반복되면서 지질, 면역세포, 칼슘 등이 뭉친 ‘죽상반’(plaque)이 형성되고, 이 덩어리가 혈관을 점점 좁혀간다.
결국 동맥은 탄력을 잃고 혈액이 원활히 흐르지 못하는 '혈관 협착 상태'로 악화된다. 이러한 협착이 심해지거나 죽상반이 파열되면 혈전이 생기고 심근경색, 뇌졸중 같은 급성 혈관 질환으로 이어진다.
2. 고지혈증은 어떻게 동맥경화를 유발하는가?
고지혈증은 혈액 속 LDL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이 기준치를 넘는 상태다.
이때 문제가 되는 것은 '산화된 LDL' 즉 혈관 벽 속으로 스며든 콜레스테롤이 산화되면서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과정이다.
▶LDL 수치 상승 → 혈관 내벽 침투
▶산화된 LDL → 염증 유발, 면역세포(대식세포) 침착
▶거품세포 형성 → 죽상반 생성
▶죽상반 증식 → 혈관 협착 및 탄성 감소
▶죽상반 파열 → 혈전 형성 → 심혈관 질환 유발
즉, 고지혈증은 동맥경화의 촉발자이자 연료와도 같은 존재다.
3. 고지혈증 vs 동맥경화, 어떻게 다를까?
항목 | 고지혈증 | 동맥경화 |
정의 | 혈액 속 지질(콜레스테롤, 중성지방) 수치 상승 | 혈관 벽이 좁아지고 딱딱해지는 상태 |
원인 | 식습관, 운동 부족, 유전, 만성질환 | 고지혈증, 고혈압, 흡연, 당뇨 등 |
증상 | 대부분 무증상 | 흉통, 두통, 협심증, 손발 저림 등 |
진단 | 혈액검사 | 혈관초음파, CT, 심장혈관조영술 |
예후 | 조절 가능 | 조절 실패 시 심각한 합병증 발생 |
4. 동맥경화로 유발되는 치명적 질환들
고지혈증으로 인한 동맥경화가 진행되면 단순히 ‘혈관이 좁아졌다’의 문제가 아니다.
다음과 같은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⓵ 심근경색
→ 심장 관상동맥이 막혀 심장근육 괴사
→ 갑작스러운 가슴 통증, 식은땀, 호흡곤란
⓶ 뇌졸중(허혈성 뇌경색)
→ 뇌혈관이 막혀 뇌 조직이 손상
→ 언어장애, 반신마비, 의식 저하
⓷ 말초동맥질환
→ 다리로 가는 혈관이 좁아져 보행 시 통증, 하지 냉감
→ 심한 경우 절단까지도 필요
⓸ 협심증
→ 혈관이 좁아져 심장에 산소공급이 부족, 운동 시 흉통 발생
5. 어떻게 예방하고, 어떻게 막을 수 있을까?
고지혈증을 조절하면 동맥경화는 예방도, 역전도 가능하다.
▶ 식이요법
- 트랜스지방, 포화지방 줄이기 (튀김, 육가공, 마가린 등)
- 식이섬유 섭취 증가 (채소, 통곡물, 과일 등)
- 등푸른 생선, 올리브유, 견과류 중심의 불포화지방 섭취
▶ 운동
- 하루 30분 이상 걷기 또는 유산소 운동
- HDL 증가와 중성지방 감소 효과
▶ 금연과 절주
- 흡연은 동맥경화 진행 속도를 2~3배 가속화
- 음주는 주 1~2회로 적정량만
▶ 약물 치료
- 스타틴, 에제티미브, 피브레이트 등
-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강력하게 조절
▶ 정기적인 혈액·혈관 검사
- LDL, HDL, TG 수치 체크
- 고위험군은 경동맥 초음파, 심장 CT로 조기 발견
**요약**
고지혈증을 방치하면 동맥은 터진다.
고지혈증과 동맥경화의 관계는 분명하다.
수치가 아니라 혈관의 상태를 봐야 한다.
콜레스테롤이 높다는 것은 단순히 기름진 음식을 좋아한다는 뜻이 아니라, 당신의 혈관이 지금 서서히 좁아지고 있다는 경고일 수 있다. 지금 조절하지 않으면, 어느 날 갑자기 ‘뇌졸중’이라는 이름으로 당신을 덮칠 수도 있다.
고지혈증은 숫자에서 시작되지만, 동맥경화는 생명을 좌우한다.
지금 당신의 혈관은 안전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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