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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담배와 건강 시리즈

담배와 고혈압·동맥경화

by 선한 하트 2025. 11. 6.

고혈압은 우리나라 성인 3명 중 1명이 앓고 있는 흔한 질환입니다. 흡연은 고혈압과 동맥경화를 일으키는 주요 원인 중 하나이며, 이는 결국 심근경색, 뇌졸중, 말초동맥질환 같은 치명적인 혈관질환으로 이어집니다. 이번 글에서는 담배가 어떻게 혈압을 높이고, 혈관 벽을 딱딱하게 만드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담배와 혈압의 즉각적 영향

담배 한 모금을 피우면 불과 몇 초 만에 니코틴이 혈액 속으로 들어가 전신에 퍼집니다. 이때 나타나는 반응은 다음과 같습니다.

 

혈관 수축: 니코틴이 교감신경을 자극해 아드레날린을 분비하면서 혈관을 수축시킵니다.

심박수 상승: 맥박이 빨라지고, 심장이 더 강하게 뛰게 됩니다.

혈압 급상승: 담배 한 개비만으로도 수축기 혈압이 평균 5~10mmHg 상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자극이 하루 수십 번, 수년 동안 반복된다는 것입니다. 흡연을 반복하면 교감신경이 지속적으로 활성화되어 혈관이 평소에도 수축된 상태로 유지되며, 결국 고혈압으로 고착됩니다. 마치 고무호스를 계속 조여 놓은 것처럼 혈관 내부 압력이 점점 높아지게 되는 것입니다.

 

흡연이 고혈압을 만드는 메커니즘

 

1) 혈관 내피세포 손상

담배 속 일산화탄소와 활성산소는 혈관 벽을 손상시켜 혈관의 탄력을 떨어뜨립니다. 혈관이 뻣뻣해질수록 혈압은 더 쉽게 올라갑니다.

 

2) 체내 염증 반응

흡연은 전신 염증을 증가시켜 혈관을 좁히고 혈류를 방해합니다. 염증이 지속되면 동맥경화가 진행되어 고혈압이 심화됩니다.

 

3) 신경·호르몬계 교란

니코틴은 부신에서 아드레날린과 노르아드레날린 분비를 촉진합니다. 이 호르몬들은 심장을 과도하게 자극해 혈압을 만성적으로 높이는 원인이 됩니다.

 

4) 혈액내 산소공급 감소

일산화탄소는 혈액 속의 헤모글로빈과 결합해 산소 운반 능력을 떨어뜨리게 됩니다. 산소가 부족해지면 심장은 더 강한 힘으로 혈액을 내보내야 하고, 그 결과 혈압이 더욱 상승합니다. 결국 흡연자는 하루에도 수십 번씩 심장이 달리는 상태를 반복하게 되는 셈입니다.

 

동맥경화의 시작

고혈압보다 더 무서운 것은 동맥경화입니다. 동맥경화란 혈관의 벽이 두꺼워지고, 탄력을 잃으며, 내부가 좁아지는 현상을 말합니다. 이 과정은 혈관 내피세포 손상에서 시작됩니다.

 

담배 연기 속의 니코틴, 타르, 일산화탄소 등은 혈관의 가장 안쪽을 덮고 있는 내피세포를 직접 손상시킵니다. 내피세포는 원래 혈류를 매끄럽게 유지하고, 혈관 확장을 조절하는 보호막의 역할을 하지만, 손상되면 혈소판이 달라붙고 염증 반응이 일어나게 됩니다.

 

이때 LDL(나쁜 콜레스테롤)이 손상된 부위로 스며들어 산화되며, 결국 혈관벽 안쪽에 지방 덩어리인 죽상플라크가 형성됩니다.

 

이 플라크가 커질수록 혈관은 점점 좁아지고 탄력을 잃게 됩니다. 이렇게 동맥이 딱딱하게 굳어가는 과정이 바로 동맥경화입니다. 흡연자는 혈중 HDL (좋은 콜레스테롤)이 감소하여, 산화된 LDL을 제거하는 능력도 떨어지게 됩니다. 그 결과 동맥경화가 비흡연자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됩니다.

담배와 고혈압·동맥경화

 

동맥경화의 악순환

동맥경화가 진행되면 혈관이 좁아지고 탄성을 잃기 때문에, 같은 양의 혈액을 보내기 위해 심장은 더 큰 압력을 가해야 합니다. 이로 인해 고혈압이 더욱 악화되는 악순환이 발생합니다. 혈압이 오르면 다시 내피세포 손상이 심해지고, 그 손상 부위에 또다시 콜레스테롤이 쌓입니다.

 

이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결국 혈관이 막히거나(혈전), 터지는(혈관파열) 상황까지 이르게 됩니다. 뇌혈관이 막히면 뇌졸중, 심장혈관이 막히면 심근경색, 하지 혈관이 막히면 하지괴사와 같은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합니다.

 

흡연과 고혈압의 위험 통계

여러 연구에 따르면, 꾸준히 흡연하는 사람은 비흡연자보다 혈관의 생물학적 나이가 10~15년 정도 빠르게 노화됩니다. , 40세 흡연자의 혈관은 이미 50~55세 수준이라는 뜻입니다.

 

고혈압 환자가 흡연까지 하면 심근경색, 뇌졸중 등 심뇌혈관질환 위험은 비흡연자에 비해 3~4배 증가합니다.

 

담배 한 개비를 피울 때마다 혈관이 수축하고, 그때마다 미세한 손상이 누적됩니다. 하루 한 갑을 10년간 피운다면, 혈관은 수백만 번의 미세 손상을 입는 셈입니다. 이렇게 손상된 혈관은 더 이상 유연하게 팽창하거나 수축하지 못하고, 작은 혈전에도 쉽게 막히는 상태가 됩니다.

 

금연 후 혈압 회복 효과

- 20분 후: 혈압과 맥박이 정상 범위로 돌아오기 시작

- 1~3개월 후: 혈관 기능이 개선되고 혈압 변동성이 줄어듦

- 1년 후: 고혈압 합병증(심근경색·뇌졸중) 위험이 절반 이상 감소

- 5년 후: 고혈압 관련 심혈관질환 위험이 비흡연자 수준에 가까워지며 동맥경화의 진행이 눈에 띄게 늦춰짐

 

특히 이미 고혈압을 진단받은 환자도 금연을 시작하면 약물 치료 효과가 더 좋아지고, 합병증 위험이 눈에 띄게 줄어듭니다.

 

혈압과 건강을 지키는 금연 실천법

 

담배 피우기 전후 혈압 측정

눈으로 확인한 수치 변화가 금연 동기를 강하게 만듭니다.

 

카페인과 음주 줄이기

커피와 술은 흡연 욕구를 자극하고 혈압을 올리므로 함께 조절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소금 줄이고 운동 늘리기

금연만큼 중요한 생활 습관입니다. 저염식과 규칙적 운동은 혈압 관리에 큰 효과를 줍니다.

 

전문가 상담 활용하기

보건소 금연클리닉, 금연 보조제, 의사 상담을 병행하면 성공 확률이 크게 올라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