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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졸중 환자 기록

뇌졸중 발병에서 응급실까지

by 선한 하트 2025. 8. 20.

 

남편은 올해 55. 고혈압 약을 복용한 지 5~6년 정도 됐고 평소 술과 담배를 즐겼으며 운동이라고는 내키면 한 번씩 천변을 산책하는 정도였다.

 

[그날은 30도를 넘는 매우 더운 날이었고 오전 10시 이후 집을 나서 산책을 했는데 평상시 편도 40분 걷던 길을 욕심내서 한 시간 넘도록 걸었다. 한강변에 이르러 벤치에 앉아 쉬며 담배를 피웠고, 돌아오는 길에 이상증세가 나타났다.

 

몸이 힘들다는 느낌이 들며 걷다가 자꾸 넘어지기를 반복했고 심지어 넘어져 구르기까지 했다. 넘어지며 주머니안에 있던 라이터를 흘리고 가니까 어떤 아저씨가 부르며 주워가라고 했다. 몸이 힘들어 빨리 집에 가려고 하는데 왜 저 사람이 자꾸 나를 부르지 하는 생각만 들었다. 걸음은 갈지자로 걷고 있었고 몇 번을 넘어지고 구르고 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집에 돌아와 다시 담배를 피우는데 담배를 쥐는 손가락 힘이 빠져 몇 번을 고쳐 잡았고 현관문을 열려고 하는데 비번도 기억나지 않고 어떻게 열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문을 두드려 봤으나 아무도 듣지 못했고 할 수 없이 안방 창문을 넘어 들어오려고 시도했다.]

뇌졸중 발병에서 응급실까지

 

창문에 매달려 아들 이름을 부르자 자다 깬 아들이 나와서 현관문을 열어주었다. ‘아빠가 왜 저러지?’ 이상 행동이었지만 뇌졸중임을 알아차리지 못했고 다시 자기 방으로 들어갔다.

 

나중에 방에서 나온 딸이 아빠를 발견했는데 뭔가 평소와 다르다는 느낌이 들었다. 괜찮은지 물었더니 대꾸도 하지 않고 들어가 쉬겠다며 방문을 닫고 들어가 버렸다. 마치 술 마신 것처럼 눈이 풀린 상태였고 뭔가 행동이 미심쩍어 닫힌 방문을 열고 들어가 확인했다.

 

뭔지는 모르겠지만 아빠에게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아차린 딸이 내게 전화했다. 자세히 설명해보라는 내 주문에, 대답하기는 어렵지만 아무튼 뭔가 정상이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던 것 같다. 나는 빨리 119를 부르라 하고 서둘러 집에 돌아갔다.

 

대화가 불가능했고 인지가 급격히 저하된 상태였다. 119대원이 이름을 물어도 대답하지 못했고 여기가 어딘지 무슨 상황인지 전혀 인지하지 못하는 상태로 대학병원 응급실에 도착했다. 일요일 오후였고 발병한 지 대략 5시간이 지나고 있었다.

 

▶블로그 글 고온 노출과 뇌졸중의 상관 관계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