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 어떻게 해야 되나요?
119를 부르라는 내 전화를 받은 후 아들은 119에 전화를 걸었다. 증상에 대해 설명하고 바로 와달라고 하면 되는 것을, 그렇게 하지 못하면서 20여분을 지체했다.
문제의 핵심은 간단하다. 상황설명을 하면 119에서 뭔가 결정을 내려줄 거라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빨리 와주세요”라는 한마디를 하지 못하고 다른 것을 먼저 알아보았던 것.
의학지식이 있는 친구에게 전화 걸어 물어보니, CT 촬영할 수 있는 응급실에 가라고 했단다. 그래서 119와 통화할 때 자차로 응급실에 직접 갈 수 있는데 어디로 가야 할지를 문의했고, 119에서는 해당 부서로 전화를 넘겨주었다. 응급실 리스트를 받고 몇군데 전화했으나 결론이 나지 않으니, 그때서야 다시 119에 연락해서 와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119구급차량에 함께 타고 이동해 보니 왜 자차가 아닌 구급차를 이용해야 하는지 더 명확해졌다. 막힌 도로를 신속하게 뚫고 빠르게 병원에 도착할 수 있었으며, 구급대원들이 환자 상태를 신속하게 체크해서 뇌졸중 의심 증상임을 병원에 전달했다는 것.
구급대원은 신속하게 혈압 체크하고 양손을 잡고 꽉 쥐어보라고 시켰으며 이름이 무엇인지 묻는 등 환자 확인을 거쳐, 이어 내게는 지병이 있는지, 몇 시에 어떤 상황이 발생했는지에 대해 묻고 기록했다. 갈 수 있는 병원이 어디인지 전화 통화를 했고 은평성모병원으로 이동한다고 알려주었다.
들어본 적 없는 단어 “뇌졸중”
아들은 창문을 넘어 들어오려는 아빠의 이상행동을 보고 ‘뇌출혈’을 떠올렸고 열심히 검색을 했다. 그런데 뇌출혈 증상에는 마비, 두통, 의식 저하, 언어 장애, 경련 등 아빠와는 연결되는 내용이 없어 보였다.
아닌가 보다고 생각하고 다시 ‘치매’를 열심히 검색했다. 그리고 치매일 것 같다는 잠정적 결론을 내렸고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 치매는 응급 상황이 아니니까.
나중에 들어보니 뇌출혈은 들어본 적 있으나 뇌졸중은 생소한 단어였다고 했다. 뇌졸중 증상이 개인마다 천차만별이라 예민하게 포착하지 않으면 보통의 젊은이들이 알아차리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구체적인 지침이 필요해요
상황을 보면서 내가 놓친 아쉬운 점이라면, “빨리 119 불러서 병원 가라”가 아닌 “빨리 119에 전화해서 뇌졸중 증상이라고 말하고 구급차 불러라”가 되었어야 했다. 경험치 많은 어른이 그렇지 않은 젊은이의 시행착오를 막아주는 역할을 충분히 했어야 했다.
★보통의 사람들은 병에 대해 잘 모른다. 애들은 더더욱 모른다. 어떻게 해야 할까?★
▶ 블로그 글 뇌졸중에 대한 기본 이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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