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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졸중 환자 기록

신경계 중환자실

by 선한 하트 2025. 8. 30.

2시간이 채 못되어서 중환자실 문이 열리고 보호자를 찾는 소리가 들렸다. 혈전제거술로 막힌 혈관을 뚫었으며 앞으로 경과를 지켜보자는 의사의 설명이 있었다. 간호사는 환자에 대한 정보를 묻고 기록했으며 후속 처치가 끝나는 대로 면회가 가능하다고 안내했다.

 

면회가 예정되어 있던 시간에 다시 안내하기를, 환자가 소변줄을 빼고 마구 움직여서 뒷수습하느라 시간이 더 걸린다는 것이다. 11시가 넘어서야 면회가 가능했다.

 

그 사이 중환자실 필요물품 안내를 받았고, 지하 편의점에 세트가 있다고 해서 구입하러 갔다. 총 물품가격이 7만원이나 되어서 깜짝 놀랐다. 경황없는 보호자들은 바가지 쓰는 기분이지만 달리 어찌할 방법이 없었다.

 

<중환자실 필요물품>

기저귀 1(특대형), 청결매트 1, 물티슈 3, 각티슈 1, 종이컵 1, 노린스 1, 노바디 1, 바세린 1, 생수(작은것) 5

 

[나중에 중환자실 나와서 물품 확인해보니 노린스, 노바디, 바세린은 뚜껑도 뜯지 않은 새것 상태 그대로였고 물티슈는 몇 장만 사용했으며 종이컵도 2~3개 정도만 사용한 상태였다.]

신경계 중환자실

 

다른 환자들을 지나 중앙 뒤쪽 침상으로 안내되었다. 양쪽 팔과 다리는 침상에 결박된 채 머리는 땀으로 범벅되어 있고 얼굴은 벌겋게 달아오른 채로 우리를 바라보며 애원했다.

 

사람을 알아보고 말도 몇 마디 했지만, 대화는 아예 불가능했다. “이거, 이거, ? 나 집에 가야 돼.” 뭘 물어봐도 전혀 알아듣지 못하고 자기가 할 수 있는 몇 마디 말만 계속했다. 목숨은 건졌으나 처참한 상태로 누워있는 모습에 오래 보고 있기 힘들어, 이내 밖으로 나왔다.

 

중환자실 면회는 매일 저녁 8시에 시작해서 20분 이내에 끝내는 걸로 엄격히 제한돼있다. 최대 2명까지 직계 가족만 가능했고 2명일 경우 10분씩 나누어서 할 수 있다. 엘리베이터 이용 또한 3층까지 와서 보안 스태프의 확인 후 허락된 사람만 올라갈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마스크 착용도 필수다. 미리 준비해야 한다.

 

다음날 대화는, “어제.. 그러니까.. 내가.. 제발.. .. 이게.. 이게..”

그리고 다음날에는, “내가 여기 삼일 있어. 일요일, 월요일, 오늘” “회사에 지금 이거.. 아무도 연락하는 사람 아무도..” 라며 휴대폰을 달라고 했다. 흐릿하던 눈의 초점도 정상을 찾아가고 있었다. 그리고 4일째 되던 날 드디어 중환자실에서 나와 뇌졸중 집중치료실로 이동했다.

 

환자가 중환자실에 있는 동안 보호자가 할 수 있는 것은 면회 말고는 딱히 없다. 그런데 이때 미리 해두어야 할 중요한 일은 재활병원을 알아보는 것이다.

 

재활병원이나 회복기 재활병원을 선택하는 기준은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잘 알아보고 결정해야 한다. 보통 대기가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상급병원 퇴원 후 바로 전원할 수 있도록 해야 차질 없이 재활치료를 받을 수 있다.

 

▶블로그 글 뇌졸중 이후 재활병원 선택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