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리병원은 지축역에서 도보로 접근성이 좋은 거리에 있다. 상가건물 안에 있어서 공간의 협소함과 답답함은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하며, 보행이 가능한 환자는 병원 밖으로 출입해 인접한 상가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자 단점이 될 수도 있다.
입원수속을 마치고 병실에 들어서자 남자 요양보호사 한 분이 숙련된 손길로 개인 소지품을 도맡아 정리해 주셨다. 이곳은 통합간병이 되는 곳으로, 4인실 2개를 한 명의 요양보호사가 관리한다고 했다.
의사 진료를 받고 결과에 따라 재활치료 시간표가 나왔다. 언어치료와 인지치료가 핵심적으로 중요한데 일단은 주 2회씩 해본다고 했다. 운동치료, 작업치료, 물리치료도 병행하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재활치료는 평균 하루 3시간 정도였다.
그런데 남편에게 가장 중요한 언어치료와 인지치료는 비급여라고 했다. 회복기 재활병원은 보험 적용이 되지만, 이곳은 이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게 문제였으나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일단 빠른 시간내로 재활치료를 시작한다는 것이 가장 시급했다.
네이버 예약을 통해 면회 신청이 가능했고 외출 외박은 미리 간호사실에 알리고 정하면 되었다. 시댁 식구들과 남편 친구, 지인이 다녀갔고 그 와중에 친구에게 담배 좀 달라고 하소연해서 말리느라 애먹었다는 얘기가 들려왔다. 돈도 담배도 절대 건네지 말라고 면회자들에게 신신당부했다.

전화 통화도 간단한 내용은 가능할 정도로 진전이 있었다. 매일 볼 수는 없으니 전화로 대화하는 것을 루틴으로 정해서 최대한 언어 자극에 노출되도록 하려고 애썼다. 그리고 유아용 그림 낱말 카드를 사서, 단어 말하기를 시켜보고 혼자서도 반복해 보도록 일러주었다.
받아쓰기 앱을 설치해 사용해 보도록 했고, 기억력 향상을 위해 동일 카테고리 내 6개의 그림을 골라 배열했다가 위치나 단어를 기억해 내는 연습을 시켰다.
작업치료사가 자신의 이름과 직업을 말해주며 반복적으로 확인을 했는데 4일째가 되어서야 제대로 말할 수 있게 되었다고 했다. 듣고 따라 말하기가 원활하게 되지 않는 상태였기 때문이다.
인지치료 수업에 대해 말해주는 것을 들어보니, 젓가락을 이용해 큐브를 옮기는 단순한 작업도 이 환자에게는 도전이고 재활치료의 과정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움직임이 자유로운데 병원의 공간은 협소하니 답답하게 느끼는 게 당연했고, 금연 문제로 외부 출입을 통제해달라고 요청했으나 마음만 먹으면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아래층으로 이동이 가능하다는 맹점이 있었다.
나중에 서울재활병원으로 옮긴 후 흡연을 시도하다 적발된 적이 있는데, 이곳 홀리병원에서 다른 환자한테 부탁해서 얻은 담배였다는 것이 밝혀지게 되었다.
남편은 병원 식사가 아주 맛있다고 두고두고 칭찬했고, 가족과 외출시에는 외부 식당을 이용하기도 편리했다. 11일 후 서울재활병원에 자리가 나서 전원을 하게 되었고 그동안의 병원비는 83만원 청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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