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 환자 기록⑱--<재활병원 입원 중 외래>

재활병원 입원 기간에도 수차례 외래를 가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대학병원 신경외과를 비롯해 영상의학과, 정신건강의학과, 그리고 안과, 피부과 등 자잘한 문제가 있을 때마다 외래에 동행해야 했다. 이때 위탁진료의 개념을 알고 있어야 한다.

 

위탁진료란 입원 진료중인 환자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시설, 장비 또는 인력이 갖추어져 있지 않은 경우 해당 진료가 가능한 요양기관으로 환자를 의뢰하여 투약, 검사, 처치 및 수술 등을 받도록 하는 경우를 말한다.

 

따라서 입원중인 병원에서 진료의뢰서를 발급받아 외래를 다녀와야 하고, 비용 정산시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은 비용(전액 본인부담)으로 수납해야 한다. 그리고 입원중인 병원에 구비서류를 제출하면 이 병원에서 공단부담금을 환급해주는 방식이다.

 

외래 건수가 많아질수록 이 과정은 아주 번거롭고 불편하다. 비용도 부담되지만 서류를 빠짐없이 챙겨야 하고 어느 때는 서류를 잘못 작성해 주어서 다시 찾아가 재발급받은 적도 있고, 작은 동네 의원에서는 이 문제를 골치 아파하기도 해서 눈치가 보이기도 했다.

 

또한 환급 소요기간이 2~3개월이나 걸리기 때문에 건수마다 확인하는 것도 매우 귀찮은 일이었다. 서류 제출한 다음 달에 청구해서 심평원 심사, 통보를 거쳐 지급결재 요청후 환급받을 계좌로 지급하는 절차를 거치기 때문이다. 긴급하고 꼭 필요한 진료가 아니라면 퇴원 후로 미루는 것이 낫다는 것을 나중에야 알게 되었다.

 

피부과에서 표피낭종을 제거해야 된다고 하여 절제술을 하기까지 여러 가지 복잡함이 있었는데, 그 당시에는 퇴원하면 병원 다닐 시간이 부족하니 이럴 때 해두자고 생각해서였다. 하지만 좀 미뤄두었다가 퇴원 이후 다녔으면 훨씬 더 수월했을 거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청구 건수가 많을수록 어떤 게 지급되었는지, 금액이 제대로 된 것인지 확인하는 것도 쉽지 않은 까닭이다. 청구했던 병원에서는 전화해서 요청하지 않는 이상 일일이 확인해 주지 않고 계좌로 돈만 들어오는 시스템인 것이다. 물론 청구한 날짜순으로 지급된다고는 하지만 언제 들어올지도 모르는 비용이 입금되기만을 기다리는 답답한 심정은 가능하면 피하는 게 상책인 것 같다.

 

결론은 이렇다. 입원 기간 중 타 병원이나 의원에 외래를 가야 할 상황이 생기더라도 긴급하고 당장 지금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아니라면 퇴원 이후로 미루는 것이 여러모로 맘 편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