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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졸중 환자 기록

뇌졸중 환자 기록⑲--<뇌졸중으로 인한 뇌 손상 환자의 한계>

by 선한 하트 2025. 12. 3.

 시간이 지나고 꾸준한 재활치료가 이어지면서 언어 회복 또한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어 무척 희망적이었다. “뇌의 가소성이라는 것이 글에서만 있는 게 아니라 실제로 맞는 말이구나 하는 확신이 들 정도로 뇌의 회복력은 놀라웠다.

 

잊어버렸던 단어를 다시 들려주면 반복하고 기록하며 암기했고, 경음화나 불규칙 동사 활용을 하지 못해 외국인이 한국어 발음하는 것처럼 어색한 문장을 사용하기 일쑤였다. 책을 소리내어 읽기는 가능했으나 아직 내용을 이해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도 일상적인 대화에서 많이 자연스러워졌고 가족 아닌 사람들과의 대화도 기피하지 않을 정도의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

 

상태가 호전되며 희망을 품게 되었으나 동시에 어려움이 있었으니, 그것은 환자가 자신의 상태를 객관적으로 보지 못하고 과신하며 퇴원에 대한 조급증을 갖게 된 것이었다. 재활병원에서의 언어치료가 별거 없다고 하거나 물리치료는 왜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그 시간이 아깝다고도 했다. 더 이상 입원 치료가 필요없다는 생각이 지배하기 시작한 것이다.

 

심지어 재활병원에서 처음 언어치료와 작업치료를 받던 날에도 치료사에게 자신은 현재 아무런 문제가 없노라고 공언할 정도였으니까. 여러 상황에 부딪히고 경험하면서 자신이 무엇이 부족한지 깨닫는 순간마다 조금 나아지기는 했으나 일정 시간이 지나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곤 했다. 나는 이제 괜찮아졌으니 여기서 더 할 것이 없고, 집에도 갈 수 있고 회사로 돌아가야 한다고.

 

남편은 뇌 손상으로 언어장애를 겪게 되었으나 그 외에도 전두엽과 인지기능 저하 증상도 함께 나타났다. 종합적인 판단 능력이 떨어졌고 감정조절에 어려움을 겪었으며, 고집이 세져서 사람이 좀 달라졌다는 인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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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에는 가족들도 이런 환자의 상태를 충분히 인지하지 못해 혼란과 갈등을 겪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인정하고 받아들이게 되었다. 하지만 재활치료와 퇴원, 회사 복직 문제에서는 환자의 의견에만 따를 수 없는 상황이었으니 인내와 설득의 시간이 만만치 않았다.

 

 

재활에는 본인의 의지와 노력도 중요하지만,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간을 무시할 수는 없다. 짧은 시간에 많은 것을 성취했다고 해서 정상으로 돌아오는 시간이 확 앞당겨지고 당장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착각에 빠지면 안되는데, 남편은 꼭 그런 모양새였다.

 

그래서 가족에게 지속적으로 퇴원을 요구했고, 회사 대표에게 빨리 복귀하겠다는 의사표시를 하게 되었다. 오랜만에 만나는 사람들은 환자의 객관적인 상태를 잘 알지 못한다. 처음보다 많이 좋아진 모습만 보고 정상이 되었다고 판단하기 쉽다. 사실은 그렇지 않다.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보는 가족의 관점이 가장 정확하고 객관적이라고 확신한다.

 

결국 남편의 요구대로 상황이 흘러가면서 2개월 만에 퇴원을 결정했고 발병한 지 100여일 만에 회사에 다시 출근하게 되었다. 되돌릴 수만 있다면 이렇게 조급한 결정을 하지 못하도록 강력하게 막았을 것이다. 환자의 요구와 판단에 맡겨두거나 휘둘리지 말고 보호자와 가족이 냉정하고 단호하게 대처해야 나중에 후회할 일이 적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