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원시 주치의 진료와 상담을 통해 환자 상태 및 재활치료 계획에 대해 공유하고 중간에도 필요시 면담이나 전화상담을 요청하여 궁금한 점이나 고민되는 부분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 보호자의 입장에서 판단하기 충분하지 않을 때 도움되는 면이 있으니 적극 활용하면 좋은 것 같다.
입원 후 며칠 뒤 사회복지사 상담 또한 진행되었다. 의료비 관련 정부 지원에 관한 것이나 장애등록에 관한 전반적인 내용 안내와 상담이 이루어졌으나, 우리에게 해당되는 것은 없었고 정서적인 지지를 받은 것으로 만족했다.
금단증상으로 힘들어하던 남편은 결국 어느 날 아침 몰래 밖으로 나가 담배 피우려고 시도하던 중 출근하던 간호사한테 적발되었고 곧바로 내게 연락이 왔다. 흡연은 강제 퇴원 사유일 뿐만 아니라, 뇌졸중 환자에게 치명적인데 이런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사고를 친 것이다.
은평성모병원에서 간병할 때 이미 힘들게 했던 전력이 있었으나 재활병원 출입이 통제되어 있어 안심했었는데, 호시탐탐 나갈 기회만 엿보고 있는 사지 멀쩡한 환자에게는 틈이 보였던 듯했다.
가족들의 스트레스는 극에 달했고 인내심은 바닥이 났다. 인지가 떨어져서 심각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지 중독의 정도가 심해서인지 알 수가 없었다. 주치의와 상담을 통해 금연약을 처방받는 것으로 급한 불은 끄게 되었으나, 외출 외박할 때 지속적으로 감시해야 했기 때문에 모두가 신경을 곤두세워야만 하는 날들이 이어졌다.

며칠 후 은평성모병원 신경외과 외래를 갔을 때 의사의 단호한 반응이 금연 결심에 촉매제 역할을 했다. 담당 의사는 재활병원 진료의뢰서에 적힌 내용을 보더니 버럭 화를 내며, “아직도 담배를 피우신다고요? 절대 좋아지지 않습니다. 언제 얼마나 좋아질지 궁금해할 것도 없고, 물어보지도 마세요. 흡연은 뇌의 활성화를 막아서 지금 상태 그대로 굳어져 버립니다. 아시겠어요?”
전문가의 말에는 권위와 무게가 있는지 그 이후로 남편의 태도가 변했다. 드디어 금연을 결심한 것이다. 주위에서 아무리 열심히 얘기해도 먹히지 않던 것이, 의사의 말 한마디에 가능해진 것이다.
본인의 의지가 있어도 힘든 것이 금연인데 스스로 마음을 먹기까지 실로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때부터는 가족들의 힘겨움도 한결 나아졌다. 감시가 아닌 격려와 지지는 가족 모두에게 질적으로 다른 평화를 안겨 주었다.
블로그 글 담배와 뇌졸중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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