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감에 서둘러 복귀했던 직장에서는 당연히 많은 어려움이 뒤따랐다. 사람들과의 일상적인 대화에도 긴장하고 집중해야 했다. 실수를 많이 할까 봐 걱정되어 가능하면 말을 많이 하지 않는 쪽을 택했다.
일대일 대화는 그나마 편한데 여럿이 참여하는 회의나 회식 자리에서는 알아듣기 어려운 상황이 많아 쉽게 지치고 피로감을 느꼈다.
거래처와의 전화 통화는 잘 알아듣지 못할 때가 많아 여전히 부담을 느꼈고, 숫자에 대한 정확성이 떨어져 반복 확인하는 상황을 힘들어했다.
해외 본사 직원과 영어로 소통할 때 말이 엉키면, 상대방이 자신을 얼마나 무시하겠냐며 자존감에 생채기를 입기도 했다.
업무상 의견 차이가 있으면 상대방을 설득하기 위해 끝장토론을 마다하지 않았던 자신감은 이제 바닥을 치고 있었다. 생각을 말로 옮기는 기능이 저하되었으니 논리적인 토론과 논쟁이라는 것은 옛이야기가 되어버렸다.

일 끝나고 술 마시며 하루를, 한 주를 흘려보내던 시절은 다 지난 과거가 되어버렸다. 이제는 퇴근하기 무섭게 집에 돌아와 충분한 뇌의 휴식 시간을 가져야 했고 짤막한 시간을 이용해 언어 재활에 힘을 쏟아야 했다.
이토록 괴롭고 때론 절망적인 상황임에도 더 이상 물러설 곳 없는 절박함과 가장의 책임감으로 버텨내고 있었다. 그야말로 성실과 노력으로 하루하루를 만들어가는 모습이었다.
다행스럽게도 이런 하루하루가 쌓여 끝내는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갈 거라는 믿음이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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