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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졸중 환자 기록23

뇌졸중 환자 기록⑪--<뇌졸중의 원인이 무엇일까?> 일반병실에 온 이후 뇌졸중 원인을 찾기 위한 검사가 시행되었다. 심혈관은 뇌혈관과 세트처럼 서로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관상동맥조영술을 통해 심혈관의 상태를 확인한다고 했다. 팔목에 카테터를 삽입하여 조영제를 주사한 후 관상동맥을 촬영하는 방법으로, 심장을 둘러싸고 있는 동맥혈관의 협착 여부를 알 수 있는 검사다. 검사 후에는 지혈을 위해 상당한 압박을 가한 상태로 5~6시간 동안 붕대를 유지해야 한다. 의사소통도 잘되지 않고 인지와 이해력이 낮은 상태인 환자는 손에 피가 통하지 않는다며 불편하다 했고, 손목을 구부려 압력을 주는 행동을 제지하면 화를 냈다. 매번 난감한 상황 앞에서 나도 이성을 잃고 흥분했다가, 뇌 손상 환자니까 이해해야지 하면서 마음 다스리기를 수십번씩 반복했다. 보호자 간.. 2025. 10. 10.
뇌졸중 환자 기록⑩--<재활에서 회복까지 얼마나 걸리나요?> 병동 생활에 차츰 익숙해지면서 아침 회진 시간을 하루의 루틴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아침 식사가 끝나면 어떤 것도 하지 않고 주치의가 오기를 기다리는 모습이었다. 때로는 복도에 나가서 서성이며 기다리곤 했는데, 변수가 생기면 늦어질 수 있다고 해도 알아듣지 못했다. 마치 어린아이들 이해 수준에 한계가 있듯이 꼭 그런 느낌이었다.주치의가 오면 환자에게 어떤지를 물었고 알아듣지 못하니, 보호자인 나의 질문에 답변해주었다. 곁에서 남편은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라 쳐다보기만 했고 나중에 볼멘 목소리로 불만을 터트렸다. 왜 자기한테는 말을 걸지 않고 나하고만 대화하냐고. 당사자가 소외감을 느끼는지라 다음 회진 때는 환자와 대화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역시 아직은 무리였다. 듣지를 못하니 대화는 불가능했다. 단순한 대화.. 2025. 9. 30.
뇌졸중 환자 기록⑨--<재활보다 힘든 금연, 어떡하죠?> 25년 이상의 흡연 이력을 가진 남편은 중환자실을 벗어나 뇌졸중 집중치료실로 옮기고 한숨 돌리는 상황이 되자, 담배를 피우고 싶어해서 가족 모두를 극도의 스트레스 상황으로 몰아갔다. 금단증상 때문인지 밤에도 수시로 깨어서 밖으로 나가기 일쑤였고 곧바로 따라나서면 따라오지 말라고 짜증을 냈다. 에라 모르겠다 지쳐서 내버려 두면 바로 간호사가 와서는 환자 혼자 돌아다니면 위험하다고 나를 깨웠고 잠이 부족한 만큼 예민함은 커졌다.면회 온 친구에게 담배에 불 붙여서 하나만 갖다 달라고 부탁하는가 하면, 병동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통제하면 담배 한 대 피우겠다는데 왜 그러냐며 벌컥 화를 냈다. 7층 휴게공간에서 밖을 내다보며 ‘어떻게 하면 담배를 피울 수 있을까?’를 수도 없이 궁리했다고 한다. 24시간 껌딱.. 2025. 9. 24.
뇌졸중 환자 기록⑧--<뇌신경계 일반병실 생활 시작> 뇌졸중 집중 치료실로 옮긴지 사흘째 되는 날 일반병실로 이동이 결정되었다. 그동안의 소득이 있다면 눈으로 글을 읽고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면회 온 친구가 의사 소통이 안되자 ‘뇌경색’이란 글씨를 적어 보여주었는데, 이것을 계기로 자신의 병명을 인지하게 된 것이다. 병실 면회는 원칙적으로 금지되어 있다. 요즘은 모든 병원이 환자 면회를 금지하고 있고 불필요한 접촉을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는 데 이견이 없다. 하지만 보행이 가능한 환자의 병원 내 이동과 병동 출입을 막을 수는 없을 것이다.일반인이 들어올 수 있는 3층에 소규모 휴게공간이 있고 이곳에 환자가 내려와서 잠시 면회를 할 수 있었다. 충분하지는 않아도 앉을 공간이 꽤 있고 자판기도 비치되어 있다. 남편의 경우처럼 친구를 통한 자극이 필요할 .. 2025. 9. 18.
뇌졸중 환자 기록⑦--<베르니케 실어증 환자의 특징> 상호 의사소통은 거의 불가능하지만 스스로는 말을 할 수 있기에, 남편은 계속 자신의 얘기를 늘어놓았다. 추측과 단어를 조합해서 정리해보면, 중환자실에 있을 때 의료진이 해준 게 아무것도 없었다는 것과 이로 인한 불신이 가득해 보였다. 물도 밥도 안주고, 사지를 결박해서 꼼짝도 할 수 없이 누워서 시간만 보냈으며 어떤 의료적 처치도 없었다고 생각하는 듯했다. 운동 삼아 복도와 휴게실을 지나 걸어 다니다가 중환자실을 발견하더니 얼굴을 찡그리며 저기 어딘지 기억난다며 고개를 저어댔다.수술 이후 금식이었고 움직이지 않도록 취한 안전조치였다는 것을 설명해도 알아듣지 못했고, 중환자실의 트라우마에 갇혀 끊임없이 같은 말을 되풀이하니 참으로 답답한 노릇이었다. 이 모든 어려움은 좌뇌 손상에 따른 단기 기억상실과 베.. 2025. 9. 11.
뇌졸중 환자 기록⑥--<뇌졸중 집중치료실의 기록> 급성기 뇌졸중 환자는 보통 일반병실로 가기 전 뇌졸중 집중 치료실을 거쳐 간다고 했다. 병실은 4인실로, 근무하는 간호사 데스크가 병실 안에 있는 점이 일반병실과는 다른 점이었다. 집중 케어를 위함인지 응급 상황에 대비함인지는 알 길이 없으나 2~3명의 간호인력이 늘 가까이서 지켜보고 있으니 불안함은 덜했다. 수시로 가래를 뽑고 의식이 거의 없는 중증 노인 환자가 있었고 언어에는 문제가 없으나 몸에 마비가 와서 휠체어에 의지하는 환자, 걸을 수는 있으나 편마비로 거동이 불편한 환자 등 다양한 뇌졸중 환자들이 있었다. 근무자가 바뀔 때마다 환자 인지 상태와 신체 사정을 하는 게 눈에 띄는 점이었다. 측정 도구를 들고서 질문하고 대답 여부에 대해 체크했고 신체 부위 움직임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했다. 남편.. 2025. 9.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