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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졸중 환자 기록15

뇌졸중 환자 기록⑮--<회복기 재활병원-서울재활병원> 서울재활병원은 은평구 소재로 집에서 가까워 수시로 면회 다니기에 훨씬 수월했다. 재활병원은 시설이나 운영도 중요하지만, 집과의 거리가 아주 중요한 요소라 생각된다. 중증 환자가 아니기 때문에, 가족이 자주 접촉하며 재활 체크도 하고 정서적인 지지와 심리적인 회복에도 도움을 주는 부분이 큰 까닭이다. 7인실이라 협소하지 않을까 우려했으나 병실이나 복도가 널찍해서 답답함이 없었고, 공용공간에 설치된 재활기구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눈에 띄었다. 이곳은 회복기 재활병원이라 재활치료는 기본적으로 하루에 4시간 이상이었고 언어치료와 인지치료가 건강보험 적용이 되었다. 치료 시간표 링크를 휴대폰으로 보내주어 일정을 확인할 수 있어 편리했다. 면회는 월~토 오후 6~8시에 가능했고 일요일은 오전 10~.. 2025. 11. 3.
뇌졸중 환자 기록 ⑭--<재활병원 입원-홀리병원 > 홀리병원은 지축역에서 도보로 접근성이 좋은 거리에 있다. 상가건물 안에 있어서 공간의 협소함과 답답함은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하며, 보행이 가능한 환자는 병원 밖으로 출입해 인접한 상가를 이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자 단점이 될 수도 있다. 입원수속을 마치고 병실에 들어서자 남자 요양보호사 한 분이 숙련된 손길로 개인 소지품을 도맡아 정리해 주셨다. 이곳은 통합간병이 되는 곳으로, 4인실 2개를 한 명의 요양보호사가 관리한다고 했다. 의사 진료를 받고 결과에 따라 재활치료 시간표가 나왔다. 언어치료와 인지치료가 핵심적으로 중요한데 일단은 주 2회씩 해본다고 했다. 운동치료, 작업치료, 물리치료도 병행하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재활치료는 평균 하루 3시간 정도였다. 그런데 남편에게 가장 중요한 언어치료와 인지.. 2025. 10. 27.
뇌졸중 환자 기록⑬--<재활병원으로 가는 험난한 길> 퇴원을 하루 앞두고 노트북 사용하는 나를 보던 남편은 잊고 있던 자기 노트북을 갖다 달라고 난리를 쳤다. 나중에 천천히 주겠다고 했으나, 회사 이메일 확인도 해야 하고 자기가 개인적으로 처리할 게 많다며 좀처럼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아직 어느 것 하나 제대로 해내지 못하는 환자가 도대체 회사 업무는 어떻게 하겠다는 것이며 휴대폰 사용조차도 예전처럼 안되는데 무엇을 하겠다고 욕심부리는 것인지, 현재 자신의 상태가 객관화되지 않으니 이해도 설득도 불가능했다. 몇 가지 이유로 노트북을 통제해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남편은 자신의 고집을 끝까지 꺾지 않았고, 결국 퇴원 후 주차장에서 실랑이를 벌이다 재활병원 입원 시간을 넘겨버리고 말았다. 장난감 사달라고 떼쓰며 바닥에 누워 우는 아이처럼 어떤 말도 들으려.. 2025. 10. 22.
뇌졸중 환자 기록⑫--<상급병원 퇴원과 재활병원 찾기> 뇌졸중으로 입원하는 순간부터 환자와 가족들은 몸과 마음이 다 힘들어진다. 수술은 잘 될지, 경과는 어떨지, 회복은 어디까지 가능할지, 후유증을 얼마나 안고 살게 될지 등 모든 것이 불확실하고 당장 며칠 후, 몇 달 후 어떤 모습일지 불안하기만 하다. 그래도 정신을 바짝 차리고 미리 챙겨야 하는 일은 재활병원을 찾아보는 것이다. 초기에는 가족의 역할보다 의료진의 역할이 훨씬 더 크기 때문에, 이 시기에 가족들은 여러 정보를 취합해 환자 상태에 적합한 곳을 미리 정해두는 게 좋다. 남편의 경우 시동생이 발 빠르게 이런 정보를 제공해줘서 경황없는 와중에도 초반부터 재활병원에 대해 알게 되었다. 주위에 뇌졸중 환자와 가족이 있는데 무엇을 해줘야 할지 막막하다면 좋은 재활병원 정보를 제공해주는 것이 큰 힘이 될 .. 2025. 10. 17.
뇌졸중 환자 기록⑪--<뇌졸중의 원인이 무엇일까?> 일반병실에 온 이후 뇌졸중 원인을 찾기 위한 검사가 시행되었다. 심혈관은 뇌혈관과 세트처럼 서로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관상동맥조영술을 통해 심혈관의 상태를 확인한다고 했다. 팔목에 카테터를 삽입하여 조영제를 주사한 후 관상동맥을 촬영하는 방법으로, 심장을 둘러싸고 있는 동맥혈관의 협착 여부를 알 수 있는 검사다. 검사 후에는 지혈을 위해 상당한 압박을 가한 상태로 5~6시간 동안 붕대를 유지해야 한다. 의사소통도 잘되지 않고 인지와 이해력이 낮은 상태인 환자는 손에 피가 통하지 않는다며 불편하다 했고, 손목을 구부려 압력을 주는 행동을 제지하면 화를 냈다. 매번 난감한 상황 앞에서 나도 이성을 잃고 흥분했다가, 뇌 손상 환자니까 이해해야지 하면서 마음 다스리기를 수십번씩 반복했다. 보호자 간.. 2025. 10. 10.
뇌졸중 환자 기록⑩--<재활에서 회복까지 얼마나 걸리나요?> 병동 생활에 차츰 익숙해지면서 아침 회진 시간을 하루의 루틴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아침 식사가 끝나면 어떤 것도 하지 않고 주치의가 오기를 기다리는 모습이었다. 때로는 복도에 나가서 서성이며 기다리곤 했는데, 변수가 생기면 늦어질 수 있다고 해도 알아듣지 못했다. 마치 어린아이들 이해 수준에 한계가 있듯이 꼭 그런 느낌이었다. 주치의가 오면 환자에게 어떤지를 물었고 알아듣지 못하니, 보호자인 나의 질문에 답변해주었다. 곁에서 남편은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라 쳐다보기만 했고 나중에 볼멘 목소리로 불만을 터트렸다. 왜 자기한테는 말을 걸지 않고 나하고만 대화하냐고. 당사자가 소외감을 느끼는지라 다음 회진 때는 환자와 대화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역시 아직은 무리였다. 듣지를 못하니 대화는 불가능했다. 단순한 .. 2025. 9. 30.